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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영 “택시기사 수난백서 : 마장동, 따블이요!”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택시, 우리는 일반적으로 택시를 “고객“의 입장에서 탑승하는 경우가 전부일 뿐, 택시를 ”업“으로 삼는 경우는 드물다.

요즘에는 경기가 좋지 않기도 하고, 택시비가 많이 오른 상황이라 “따블”이라는 말을 거의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 위기를 겪기 전에는 경기가 나쁘지 않은 편이었고, 이로 인해서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시간대에는 웃돈을 주고 택시를 타는 문화가 있기도 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따블”인데, “더블(Double)”의 한국식 발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택시를 잡는 사람들이 많은 혼잡 시간대에 택시비를 2배로 준다고 하고 택시를 잡는 모습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제는 택시비가 많이 오르기도 했고, 그만큼 경기가 받쳐주지 않고 있기에 이러한 단어를 거의 들어볼 수 없게 되었다. 어쩌면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단어라고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택시 기사들의 수난사를 담고 있는 책, 마장동 따블이요!“

”마장동, 따블이요!“라는 제목의 책을 접하니, 우리나라의 옛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책에는 ”택시 기사 수난사“라는 부제목이 달려 있었는데, 택시 기사들이 겪은 “사기 경험담”을 엮어낸 책이다.

하지만,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어떻게 본다면 ”우울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유쾌하기 그지 없다. 그래서, 택시 기사의 삶에는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껴볼 수 있기도 하다.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사기꾼들의 시나리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에피소드 중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사기꾼들의 시나리오가 있다.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치밀하게 계획하고, 여기에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한다는것이다. 내면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욕망을 교묘히 작동시켜, ”유혹“하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본다면, 노력없이 갑자기 나에게 “행운“이 찾아온다면, “경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나를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나에게 갑작스럽게 ”행운“을 가져다 줄 일은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책에 소개된 상황들이 막상 나에게 닥친다면,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당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책 뒷페이지에는 아래와 같은 스토리의 일부가 소개되어 있다.

  • “윤 기사는 후다닥 트렁크를 열었다. 선물 포장박스를 푼 윤 기사는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박스 안에는 금방이라도 깨질듯 금이 간 유리병에 모래가 잔뜩 들어있었고, 박스와 병 사이에 너절한 신문지 뭉치가 잔뜩 채워져 있었다. 쓰레기나 다름없는 내용물은 포장만 그럴듯하게 해서 기백만 원어치의 선물처럼 행세하고 있었던 것이다.”
    • 제1화 “인연이 되려면 아주 우연하게 만들어진대요, 호호호!” 중에서…
  •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선량한 택시기사들이 욕먹는 거야, 알아들어?” 피해자 조서를 꾸미는 동안 최 기사는 수갑을 찬 채 혼돈과 흑암 속을 헤매야 했다. 최 기사는 그 다음 날 오전, 합의서에 지장을 찍고 다시 각서 한 장을 더 쓰고서야 사태를 무마시킬 수 있었다. 연락을 받은 최 기사의 아내가 두 남녀 승객의 정신적 피해보상금조로 천만 원의 위자료를 들고 온 후였다.
    • 제6화 ”추적, 불륜현장을 잡아라!“ 중에서…

책을 통해서 다양한 택시기사들의 수난사를 간접적으로 접해볼 수 있다. 택시 기사들이 ”사기“를 당한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지만,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이 유쾌한 편이기에 그리 무겁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택시기사 수난백서 : 마장동, 따블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