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라는 영어 표현이 있다. 우리말로는 ”책 표지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라는 뜻이다. 하지만, “생각하는 미친놈”이라는 제목의 책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표지가 너무 강렬했다.
빡빡민 머리에 승려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이 표지에 등장하니, 책을 읽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책 표지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책을 보게 되었다.
”두산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박서원 씨는 두산 박용만 회장의 장남이다. 다른 형제들이 가는 길과는 달리 노는데 미쳐서 살다가 홀로 광고계로 뛰어들고, 미술을 배워 성공한 광고계의 이단아 같은 인물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그를 포함한 5명의 대학생이 창업한 빅 앤트(Big Ant)라는 광고회사에 대한 내용으로 그리고 그의 “광고”에 대한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빅 앤트는 창업 3년만에 한국 최초로 국제 5대 칸 광고제(칸 국제 광고제, 뉴욕 페스티벌, 클리오 광고제, D&AD, 뉴욕 원소)에서 수상했다. 특히, 뉴욕 원소에서는 3년 연속으로 수상했다.
”창의력의 원천은 ”관찰“이다.”
특히, 그의 독특한 창의력과 실행력에 대해서 담고 있는 책이기도 한데, “창의력”의 원천은 사물을 뚫어져라 관찰하는 것에 있다고 소개한다.
이 각도, 저 각도에서 살펴보고 그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시점을 달리해서 보기도 하고, 눈높이를 달리해서 보기도 하며, 때로는 대상이 되어서 살펴보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서 “끊임없이 관찰”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시각에서 “사물”을 접해보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보고 사색하는 시간을 들여야 결국,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인데, 책에서 박서원 씨가 언급하고 있듯이 좋은 아이디어는 결국 ”엉덩이“에서 나온다는 말에 공감이 된다. 아이디어는 어느 순간 번쩍하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왜?에서 출발하는 아이디어”
아이디어는 “어떻게(How?)”가 아니라, 왜(Why?)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왜?”라는 질문에 꼬리를 물고 질문하다보면, 무엇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에 대한 개략적인 감을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광고와 같이 짧은 시간에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해야하는 것에서는 특히나 더욱더 “왜?”라는 질문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인 박서원 씨는 항상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질문밖에 하지 않는다고 한다.
- “왜 이렇게 했어?”
- ”너 같으면 이거 사겠어?“
“빅 앤트(Big Ant)의 광고 원칙 : Simple, Strong, Smart”
이전에 접했던 이와 유사한 책인 ”박웅현 씨의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느낀점으로 광고는 단순하면서, 짧고, 강렬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만큼 다른 사람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제품의 여러 가지 측면을 다룰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이 가진 독특한 점 한 가지를 꼽아서 메인에 세워야 사람들의 기억에 잘 남을 수 있다. 그렇기에 빅 앤트에서는 광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
- ”왜“라는 물음을 통해서 근본적인 문제와 정확한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파악하는 과정
- 일상에 대한 호기심과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서 좋은 아이디어 소스를 얻는 과정
- 3S (Simple, Strong, Smart) 키워드를 ㅌ오해서 아이디어를 다듬는 과정
”제품이 훌륭해야 잘 팔린다.“
광고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광고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결국 제품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한다.
제품의 디자인이 애초에 잘못되어 있던 경우, 광고 회사에서 디자인을 새롭게 제작해서, 제품의 디자인을 변경한 뒤, 광고를 제작해 낸 사례에 대해서도 소개가 되어 있기도 하다.
광고 회사가 클라이언트 회사의 제품 디자인이 좋지 않다고 과감하게 조언하고 이를 수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배짱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생각에서 실천으로!“
책의 후반부에는 박서원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등장한다. 노는 것에만 치중했던 시절, 그리고 갑작스럽게 미술이 하고 싶어지며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마음으로 임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떠한 결과물을 가지고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풀어내고 있다.
한 번 목표를 정하면 절대로 놓지 않고 그것만을 바라보고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국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기도 하다.
열정적인 삶을 살아온 그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 “일단 저지르고, 많은 것을 경험해보라.”
- “한 가지를 시작했으면 밑바닥까지 후벼파라!”
- “생각이 나를 지배하게 하라!”
- “일단 나부터 창조하라!”
“라꾸라꾸 침대를 면접에 가지고 온 인턴 사원”
책에서는 면접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인턴 사원 면접에서 “라꾸라꾸 침대”를 가지고 온 사람을 그대로 바로 합격시켰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열정을 드러내는 것에는 말보다는 행동이 가장 확실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의 열정이 간접적으로 전달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광고는 결국, 기업의 생존과 연관이 있는 활동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좋은 제품도 중요하지만, 그 제품을 알리는 좋은 광고 역시도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좋은 광고“들의 사례를 접해보고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기업가적인 마인드를 갖는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는 책에서 사례로 등장했던 광고들의 일부를 정리해놓은 것이다.
- VOGUE, 고객이 원하는 나만의 쇼핑백 만들기
- 크리넥스 광고, 휴지, 양털이 벗져기는 휴지의 컨셉
- 매일유업 카페라떼, 맛을 부각시키는 디자인
- 해태제과 IVY S 껌, 20대 여성을 타겟으로 한 새로운 디자인
- 그랜드성형외과, Before and After “자신감”을 강조한 여성중심의 광고
- 까스활명수, “꺼억!” 한 마디만 담은 포스터
- Bookshelf, 건물의 한 면을 책장으로 만든 플래카드
- 금연광고, 사람 모양의 투명 재떨이
- 성형외과 엘리베이터,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그림을 이용한 광고
- 파파라치 밴(VOGUE) 광고, 사람이 지나가면 플래시가 터지는 광고
- Stylish 기생충 광고, 대형 광고 옆에 살짝 끼워넣는 광고
- 바리스타 커피 광고
- Think Coffee 광고
- 후시딘, 젤 타입, 액체 타입, 밴드 타입 등 다양한 광고
- 앱솔루트 분유, 앱솔루트 센서티브 분유 광고
- …
”생각하는 미친놈 : 세상을 유혹하는 크리에이터 박서원의 미친 발상법과 독한 실행력“
- 저자 : 박서원
- 출간일 : 2011년 12월 10일
- ISBN13 : 9788996746409
- 예스24 : http://app.ac/YbMkt0l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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