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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 ”악랄가츠의 군대 이야기“

2009년 티스토리에서 “악랄가츠”라는 필명을 가진 인물이 ”리얼로그“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개설하고, 자신이 겪었던 군대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내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당시, 시대적으로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 많기도 했고, 군대에 얽힌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재미있는 추억들이 있었기에 그의 글을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물론, 군생활을 하는 그 순간에는 힘들고 지겨운 순간의 연속이지만, 젊은 시절, 남자들끼리만 모여 살면서, 군대생활을 체험한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기도 한다.)

“공개하는 글마다, 베스트로 등극했던 악랄가츠의 군대 이야기”

지금은 “베스트”와 같은 인기글 개념이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다음“에서도 실시간 검색 순위를 찾을 수 있었고, 티스토리에서도 인기글 순위를 제공하던 시기였다.

혜성처럼 등장했던 이 블로거, ”악랄가츠“는 글을 공개할 때마다, 항상 베스트로 진입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에 공감했다. 필자 역시도 악랄가츠라는 작가의 팬이기도 했는데, 호흡이 긴 소설이 아닌 짧은 에피소드 형식의 구성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임팩트 있는 기승전결 구조를 취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블로그“에 공개할 수 있는 최적의 요소를 갖추고 있는 글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글을 읽으면서, 필자의 군생활을 떠올려 볼 수 있기도 했고, 나와 다른 군생활을 한 그의 경험으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글에 빠져들었다.

군대 관련 글의 인기로 인해서, 악랄가츠는 군대에 취재를 다니기도 하며, 다양한 군대 관련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기도 했었다.

“악랄가츠의 군대 이야기, 책으로 나오다.”

블로그의 인기에 힘입어, 그가 블로그에 공개했던 글들은 출판사를 거치며 ”책“으로도 편찬이 되었다. 제목 역시도 그대로 “악랄가츠의 군대 이야기”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은 이미 그의 블로그를 통해서 접해본 적이 있는 글이었기에 내용 자체에서 새로움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온라인으로 접했던 글을 종이책으로 접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나의 군대 이야기도 글로 썼다면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었을까?“

필자 역시도 이 책의 작가인 황현 씨와 비슷한 시기에 군생활을 한 것으로 보였다. 황현 씨보다는 내가 아주 조금 더 일찍 입대를 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접해보면서, 더욱더 공감하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 군대 이야기도 글로 쓴다면,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다.

아마, 황현 씨의 글쓰기 스타일과 필자가 글을 쓰는 스타일에서 큰 차이가 나기에 그러지는 않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필자의 스타일은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편이니, 아마도 그만큼의 임팩트는 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점점 가물가물해지는 군생활의 추억”

이제는 군대를 다녀온 지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났다. 덕분에 군생활의 추억 역시도 점점 가물가물해지는 것 같다. 게다가 일이등병 때 써두었던 일기도 검열로 인해서 모두 처분할 수밖에 없었기에 그 시기를 추억할 수 있는 물건이 이제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상병장이 된 이후에 쓴 일기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일부러 찾아서 읽지는 않고 있다. 과거는 과거의 추억으로 남겨둘 뿐, 현재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젠가 군대 이야기를 쓰고 싶은 생각이 들면, 그 때 써두었던 일기를 토대로 ”악랄가츠“님 처럼 글을 써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악랄가츠의 군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