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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 “나만큼 미쳐봐”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스타크래프트“를 필두로 한 ”이스포츠(e-Sports)”의 인기는 대단했다. 2020년대를 살아가는 현재는 그 인기를 “리그 오브 레전드(LOL)”이 이어받아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으로 그 무대를 한정해서 본다면, 과거의 스타크래프트만큼의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예전 스타크래프트가 유행하던 시기에 비해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안정화되었고, 연봉도 수십배는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단순히 인기만 놓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지만, 1990년대와 2000년대는 “이스포츠”의 태동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 현재는 그 때 기반을 다져놓은 결실을 맺는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때, 이스포츠의 아이콘이었던 임요환“

현재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이라는 게임에서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페이커“가 이스포츠의 아이콘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스타크래프트 초창기에는 “임요환” 선수를 이스포츠의 아이콘으로 손꼽을 수 있었다.

물론, 임요환 선수 이전에는 “쌈장 이기석”이 있었고, 이기석 선수 이전에는 국내 최초의 프로게이머라고 불리는 ”신주영“ 선수가 있었다. 임요환 선수는 그 선수들 이후에 등장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임요환 선수도 이기석 선수를 보면서 프로게이머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임요환 선수보다 이전에 등장했고 인기를 얻었던, 신주영, 이기석 선수보다는 임요환 선수가 이스포츠의 아이콘으로 등장하며, ”프로게이머“와 ”게임대회“와 같은 부분이 산업으로 인정받는데 큰 기여를 했다.

”2004년 출간된, 임요환 선수의 자서전”

“나만큼 미쳐봐”는 2004년에 출간된 임요환 선수의 자서전이다. 책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면서 느꼈던 임요환 선수의 경험과 생각에 대해서 엿볼 수 있다.

책에서는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작가의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을 자주 인용한다. 임요환 선수가 이 시를 좋아해서 이 시를 자주 인용하는 것인지, 혹은 출판사에서 이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 이 시를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자주 등장한다.

아마도, 이는 ”임요환 선수“가 프로게이머를 위해서 걸어온 길이 다른 사람들이 미리 걸어오지 않은 길이었기에, 임요환 선수의 상황과 잘 맞아떨어져서 이 시를 인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임요환 선수가 뽑은 명경기”

임요환 선수는 책을 출간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선수로 활약하며 수많은 명경기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3연벙으로 회자되는 2004년 11월 12일 “EVER 스타리그 2004” 4강 2주차 홍진호 선수와의 경기는 지금도 회자되는 명경기로 손꼽힌다.

물론, 2004년 책 출간 이전에도 많은 명경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는데, 임요환 선수는 책에서 스스로 명경기로 꼽는 경기들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기도 하고, 경기를 준비하면서 든 생각 역시도 책을 통해서 공유하고 있다.

  • 2001 한빛소프트배 스타리그 : 임요환 선수의 데뷔전
  • 2001 코카콜라배 스타리그 : 첫 번째 임진록 (임요환 VS 홍진호)
  • 2001 WCG(World Cyber Games) 1회 : 결승전에서 베르트랑 선수에게 핵을 쏘면서 복수한 경기
  • 2001 스타리그 결승전 : 김동수 선수와의 일전

특히, 이 중에서 김동수 선수와의 결승전을 준비하면서 ”인큐버스“라는 맵에서 준비한 ”탱크드랍”이라는 묘수를 준비해왔지만, 대회 도중에 맵이 바뀌는 바람에 준비한 전략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서, 결승전 문턱에서 좌절하며 준우승에 그친 내용 등이 소개되어 있다.

“임진록 : 임요환 VS 홍진호“

임진록이라고 불리는 경기는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경기를 가리킨다. 동시대에 활약했던 저그를 주종으로 했던 홍진호 선수와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며 수많은 명경기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팬들이 붙인 이름이다.

두 선수의 상대전적은 비슷하지만, 임요환 선수가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는 승리했다. 특히, 두 선수가 펼쳤던 결승전의 최종전에서는 항상 임요환 선수가 승리하면서 우승을 가져갔고, 홍진호 선수는 준우승만 기록하고,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하며, ”준우승의 아이콘“으로 남게 되었다.

“스타크래프트에 얽힌 추억”

필자는 임요환 선수처럼 프로게이머가 되지 못했고, 그 길로 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임요환 선수가 활약하기 전, 그리고 활약하던 시기에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제법 잘 했었다.

당시 지방에 있었기에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를 자주 하지 못했지만, 지방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대회에서는 우승, 준우승, 4강, 8강 등의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상금을 거두기도 했다. 당시 학생이었기에 서울에서 최종전을 치루는 대회의 온라인 예선 대회는 한 번 참가했던 적이 있는데, 온라인 예선은 통과했지만, 학생이었기에 오프라인 최종 예선을 준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삼아 서울에 오프라인 대회 최종 예선에 참가는 했으나, 과도하게 긴장한 나머지 허무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당시 필자는 10대였고, 중요한 대회나 경기에서는 항상 과도하게 긴장하는 편이었다.)

필자도, 임요환 선수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에 올인을 했었다면, 과연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기도 하지만, 이제는 오래된 추억이 되고 말았다.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책을 접해보면서, 임요환 선수가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서 노력한 점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어느 분야가 되었든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한다면, 최선의 결과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결과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 한뒤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나만큼 미쳐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