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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스 베이저 “모래가 만든 세계(The World in a Grain)”

”우리는 모두 모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이다. 평소에는 “모래”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갔다. 아니 어쩌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하찭게 보이는 “모래”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다면, 우리의 삶에서 ”모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더스탠딩, 남궁민 북칼럼니스트의 설명을 듣고 읽기 시작한 책”

이 책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을 통해서였다. 남궁민 북칼럼니스트가 약 2시간에 걸쳐서 이 책의 내용을 다양하게 풀어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주요 내용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아니, 어쩌면, 책을 직접 읽는 것보다 오히려 더욱더 풍부한 설명으로 액기스만 전달해주니, 책을 읽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책을 읽지 않고도, 충분한 양의 정보를 접했지만, 책에서 저자가 이 내용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 그 방식이 궁금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책을 접해보게 되었다.

”모래가 만든 세계, The World in a Grain”

저자인 ”빈스 베이저(Vince Beiser)“는 기자이다. 그는 자연스럽게 모래에 대해서 흥미를 갖게 되었고, 모래에 대한 내용을 하나하나 현장에서 직접 취재하면서 “모래가 쌓은 세상(The World in a Grain)”이라는 책을 세상애 내놓았다.

책의 원제목은 “The World in a Grain”인데, 이를 한글 번역본으로는 “모래가 만든 세계”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필자의 경우에는 영어 어휘력을 확장하기도 할 겸, 이러한 기회로 영어에 보다 더 익숙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원서로 읽어보았다. 물론, 한글 번역본으로 읽는 것에 비해서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리고, 이해도는 떨어지겠지만, 다행히 남궁민 북칼럼니스트의 설명을 미리 들어둔 상황이었기에 책의 주요 내용을 따라가는데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모래에도 계급이 있다.“

책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내용이 바로 이것인데, 모래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모래가 아니라, 모래에도 계급이 있다는 것이다. 일상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사막 모래와 강바닥에서 퍼올린 모래, 그리고 바다에서 퍼올린 모래, 그리고 실리콘 밸리에서 나오는 모래는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모래에 ”계급“을 매겨서 설명한다. 특히, 그는 군대에 비유하면서, 일반적인 ”부대“에 하급의 모래를 비유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특수부대“와 같은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는 군대에 모래를 비유한다.

사실, 이러한 책을 접하지 않는다면, “모래”에 대해서 공부를 할 일도 없거니와, 모래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본인이 모래와 관련된 회사에서 근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이러한 ”모래“에 대한 정보와 시각을 전달해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사막의 모래는 쓸모가 없다?”

흥미로는 사실은 모래를 흔히 접할 수 있는 중동지역에서도 모래를 수입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모래에도 계급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 건설용으로 쓰이는 모래의 경우, 강바닥에서 퍼올린 모래를 선호한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차선책으로 바다에서 끌어올린 모래를 쓰는데, 바다에서 퍼올린 모래를 건설용 모래로 쓰는 경우에는 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

사막용 모래를 건설용으로 쓸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한데, 사막용 모래는 모래끼리 너무 오랫동안 부딪히면서, 너무 맨들맨들해졌기때문이다. 입자가 둥근형태를 띄기에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서 건설용 콘크리트를 만드는데, 모래 입자가 너무 둥글어서 콘크리트를 단단하게 붙잡을 수 없기에 건설용으로 쓸 수 없는 모래라는 것이다.

반면에, 강바닥이나 바닷가에서 끌어올린 모래의 경우에는 같은 모래이긴 하지만, 각이 살아있어서 시멘트와 섞일 경우에 결합이 단단하게 유지되는 콘크리트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강바닥에서 퍼올린 모래가 비용이 적게 들기에 더욱더 높은 경제성을 갖는다.

”4대강 사업에서, 강바닥의 모래로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

책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내용이지만, 이러한 내용대로라면,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에 진행한 4대강 사업에서 강바닥의 모래를 퍼올려서 수출하면,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책의 내용을 접하고 나서 이러한 주장을 들어본다면, 충분히 신빙성이 있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필자는 4대강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편이었지만…

”유리용 모래, 반도체용 모래가 따로 있다.“

더욱더 흥미로운 부분은 유리를 만드는 모래, 반도체를 만드는 모래가 각각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모래를 이용해서 유리를 만들 수는 없다. 반도체에 들어가는 모래 역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측면에서 저자는 ”모래 계급론“을 펼쳤다.

사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쓸모없는 모래가 가장 바닥에 위치한다고 한다면, 그 위에는 건설용 모래, 그 위에는 유리용 모래, 그리고 가장 최상층에는 ”반도체용 모래“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반도체를 만드는데 쓰이는 모래는 미국 서부지역에서 많이 나왔다. 그 지역이 바로 현재 미국 IT기업들이 대거 입주하고 있는 “실리콘 밸리”이다. 반도체용 모래가 바로 “실리콘”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반도체용 모래가 많이 나온 지역이었기에 이 지역이 ”실리콘 밸리“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러한 반도체용 모래는 유리용 모래보다도 훨씬 더 귀하고 값어치가 있다. 일반 모래와 비교해본다면, 수백배, 수천배의 가치가 있는 모래이기도 하다.

”건설 원자재를 다루는 미국 기업, 벌칸 머티리얼즈(VMC)”

이는 책에서는 소개가 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건설 원자재를 다루는 미국 기업으로 “벌칸 머티리얼즈”라는 기업이 있다. 회사는 주로 “건설” 분야에 쓰이는 원자재를 다룬다. 골재,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을 다루는 기업이다.

건설 원자재에는 자연스럽게 모래가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러한 ”모래“를 분류해서 건설용 모래로 쓰기도 하고, 반도체용 모래도 IT기업에 납품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엔비이다와 같은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에 ”반도체용 모래“를 납품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 것인지, 최근 엔비디아의 주가가 급속도로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벌칸 머티리얼즈의 주가 역시도 엔비디아와 유사한 그래프를 그린다는 것이다. 물론, 그 상승률은 엔비디아에 미치지 못하지만,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원자재를 납품하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현재도 미국 주식 거래소에서 찾을 수 있는 기업으로 티커명은 “VMC”이다. 필자 역시도 이 책을 보고 나서, 일부 투자를 하고 있고,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내지는 못했지만,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건설 원자재를 다루는 기업이기에 안정적인 측면이 있음과 동시에 첨단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 원자재를 공금하고 있기도 한 기업이기에 투자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삶에서 모래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결국, 저자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모래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모래로 만든 건물에서 먹고, 자며 생활한다. 모래가 원재료가 되는 유리로 만든 식기 등을 이용해서 생활하기도 한다. 또한, 현재는 “반도체”가 들어가 있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이용해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의 삶에서 모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하지만, 우리는 ”모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을 보기 전에는 이러한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저자는 이렇게 흔해 보이는 “모래”가 우리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접할 수 있었던 ”모래가 만든 세상”이라는 서적을 통해서, 모래에 대해서 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모래를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변화된 것이 사실이다. 혹시나, 책을 접해보지 않았다면, 꼭 한 번 접해보기를 추천한다. 혹은 글을 읽는 것이 힘들다면, 남궁민 북칼럼리스트가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도 괜찮다.

“모래가 만든 세상(The World in a Grain)”

  • 저자 : 빈스 베이저
  • 발행일 : 2019년 10월 17일
  • ISBN13 : 9788972916970
  • 예스24 : http://app.ac/OtwwEAM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