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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요즘은 무턱대고 “위로”, “힐링”을 하는 시대는 아니지만, 2010년대 한국 사회는 한동안 “힐링, 위로”에 중점을 두었던 적이 있다.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청년들과 청춘들을 위로하지 않고, 그저 말로 위로를 하는 시대가 있었다. 물론, 이러한 위로가 결국 사회 구조적인 문제의 개선이나, 이에 뒤따르는 정책 등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단순히 “위로”를 하는 콘셉트는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면서 “위로”도 보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말이다.

김난도 교수는 이러한 “위로”의 문화에 중심에 잇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2010년 말에 출간하면서 사회전체적으로 큰 공감을 얻었고, 그로 인해서 명성을 얻기도 했다.

“어른을 위로하는 책,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큰 인기를 끈 이후에, 청춘들이 아닌 어른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나온 책이 바로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이 책에서 담고 있는 내용도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상당히 유사하다. 어른들을 위한 위로가 담긴 으로, 김난도 교수 특유의 다독이는 문체로 인기를 끌었다.

“학부 졸업을 앞두고 접했던 책“

필자가 이 책을 접했던 시기도 바로 학부 졸업 직후의 시기였다. 학교 졸업을 앞두고, 어쩔 수 없이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였다. 하지만, 여전히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이 고민만 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다행히 졸업 이후 한 공기업에 취업하면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는 상황으로 머리가 복잡했던 시기였다. 그렇게, 복잡한 마음을 달래보기 위해서 다양한 책을 읽어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시기에 접해보았던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이었다.

”모죽, 대나무 이야기“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에서는 인생 시계를 소개하면서 위로를 했다고 한다면, 이 책에서는 ”모죽“이라는 대나무를 통해서 위로하고 있다.

모죽이라는 대나무는 처음 씨를 뿌리고 5년간은 작은 순이 올라오는 것 말고는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5번째 해가 끝나갈 무렵의 어느 순간부터는 하루에도 몇십 센티미터씩 무서운 속도로 자라나 거의 25미터에 이르도록 자란다. 5년간, 땅속에서 뿌리를 키우며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죽과 같이 우리의 인생도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하며, 위로해나간다. 수년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하루하루를 열심히 버텨내고 준비한만큼, 모죽처럼 떄를 맞이하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른 나이에 성공하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된 내용은 아니지만, 20대 남들에 비해서 뒤처지는 성과를 보이고 있을 때, 위로해주었던 말이 있었다. 바로 ”남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른 나이에 성공하는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이른 나이에 성공하는 것은 보이게는 좋아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하다는 것이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인생을 살아보니, 그 말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름 살아보려고 발버둥친 시간들, 그 순간에는 실패와 좌절로 보였던 시간들을 통해서 실패에 대처하는 자세를 키울 수 있었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시간의 중요성과 노력의 중요성도 보다 더 뼈져리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작은 성공에 감사하는 마음도 배울 수 있었다.

그러한 시간들이 없었다면, 아마도 인생을 살면서 언젠가는 맞이할 가벼운 좌절에도 당황하고 벗어나지 못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TV 시청 :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취미생활로 보내는 시간”

책에서는 TV 시청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취미생활로 보내는 시간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이제는 유튜브나 OTT를 통해서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2010년대 초반에는 TV 시청 시간이 많았을 것이다.

책에서 TV 시청에 대한 소개가 되어 있었으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본다.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TV를 보지 않았다. 서울에 와서 혼자 살면서도 TV를 사지 않았고, 지금도 TV가 없는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TV가 없으니, 굳이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대신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보낸다. 예전에는 게임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나이가 더 들어버리니 그마저도 하지 않게 되었다. 게임을 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많은 것 같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TV를 들여놓을 생각은 없다. TV가 있으면 오히려 대화도 단절이 되는 것 같은 생각이다. 서로 대화가 없으니, 소음이라도 만들기 위해서 TV를 틀어놓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런 목적이라면, 휴대폰으로 라디오를 트는 것으로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도 똑같이 흔들리고 고민한다.”

책에서 김난도 교수가 마지막으로 밝히고 있듯이, “어른”도 똑같이 흔들리고, 고민한다. 하지만, 책을 처음 접했던 30대 초반에는 이 말에 공감이 되었는데, 지금 다시 보고 있는 30대 후반에는 그만큼 공감은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흔들리고 고민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예전과 같이 감당되지 않을 정도의 불안감은 많이 안 느겨진다. 내가 계획하고, 생각하는 방향대로 살아가면 결국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목표한 바를 100% 정확히 이룰 수는 없더라도 목표에 비슷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우리에게 시도했던 “위로”에는 경의를 표하며, 글을 마쳐보도록 한다.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