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에 대한 논쟁은 여러 철학자들도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주장해왔다. 플라톤은 “이데아”라는 개념을 통해서 “진짜”에 대해서 설명했고,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또다른 개념으로 “진짜”를 정의했다.
”진짜“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헨리 제임스(Henry James)의 단편 소설 ”진짜(The Real Thing)”이라는 작품은 이러한 “진짜”에 대해서 고찰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헨리 제임스 작가는 1843년에서 1916년까지 생을 살았다. 그리고 그가 이 작품을 쓴 시기는 1892년이다. 지금과 시대적인 격차가 있지만, 여전히 그의 작품을 접해보면서 그의 작품에 공감할 수 있다.
“진짜같은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상상력을 제한한다.”
진짜(The Real Thing) 작품의 중심에 등장하는 인물은 화가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이 작품의 화자인 “나”는 화가로 등장한다. 어느 날 잘 생긴 전형적인 귀족의 모습을 한 모나크 부부가 자신들을 모델로 써달라고 하며 화가의 화실에 찾아온다. 화가는 부탁받은 삽화의 모델로 그들이 진짜(The Real Thing)이라고 생각하며 모델로 쓰기로 한다. 작업을 부탁받은 상류 사회를 다룬 삽화를 그 진짜(The Real Thing)들을 모델로 삼아 몇 장 그려본 화가는 그들이 진짜라는 사실 때문에 자신의 상상력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상류 사회에 잘 어울리는 그들이 진짜 같은 모나크 부부는 오히려 진짜 모델로서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화가는, 그들을 모델로 쓰지 않고, 전혀 진짜 같지 않은 미스 첨과, 오론테를 모델로 쓰기로 결심한다. 모델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 모나크 부부는 화실의 심부름꾼 일을 자처하면서 화실에서 남아 생활을 유지하려 하지만, 화가는 그들에게 약간의 돈을 쥐어주고 그들을 떠나보내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진짜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 작품은 “진짜”를 판단하는 기준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작품 속에서는 “외모와 신분만이 진짜 귀족이었던 모나크 부부”와 “화실에서 모델로 일했던 하층민 미스 첨과 오론테”가 등장한다. 이들이 가진 매력은 상당히 다르다.
외모와 신분만이 진짜 귀족이지만, 실제로 더 이상 귀족 행세를 하기 힘든 모나크 부부를 진짜라고 생각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외모와 신분은 귀족스럽지 않지만 모델로서는 훌륭한 미스 첨과 오론테가 진짜라고 봐야 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단상을 담은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아이러니”
이 작품은 “아이러니”의 작품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작품 초반, 모나크 부인은 하인들인 미스 첨과 오론테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모나크 부부는 모델로서의 가치가 하락한다고 느끼며, 스스로 하인들이 하던 일을 맡아서 하면서까지 화실에 남아서 생계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하나의 아이러니로 꼽힌다.
또한, 두 번쨰로는 앞에서 이야기한 ”어느 쪽을 진짜라고 불러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단상이 또 하나의 아이러니로 손꼽힌다.
마지막으로는 모델로서는 부적합했던 모나크 부부의 모습이 문학적으로는 좋은 소재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이 또 하나의 아이러니이다.
“외모지상주의의 영국 사회를 비판하려는 작가의 의도”
아마도 작가는 당시 영국 사회에 팽배했던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추측된다. 외모에 대해서만 정체성을 가지고, 그에 맞는 내면을 키우지 못한 태도를 비판하려는 의도가 담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적 리얼리즘의 작품”
이 작품은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에 유행한 심리적 리얼리즘의 작품으로 소개가 되기도 한다. “심리적 리얼리즘”의 특징으로는 “현실을 그대로 그려내고 재현하려는 경향을 가지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부조리한 사회 현상과 도시의 현실사회를 그대로 그려내려고 시도했다. 헨리 제임스의 리얼리즘은 특히 “심리적 리얼리즘”이라고 분류된다. 모더니즘이 등장하기 이전의 작품이기에 그의 작품은 리얼리즘으로 분류되지만, 특이하게도 “모더니즘 작품”에서 드러나는 특징과 유사한 부분을 많이 찾을 수 있어, 이렇게 분류되는 것이다.
심리적 리얼리즘의 또다른 특징으로는 “인간 행위를 내면적 동기에 의해 분석하는 경향”을 갖는 것이다.
헨리 제임스의 ”진짜(The Real Thing)”이라는 작품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접해보아도 여전히 생각할 거리를 준다. 과연 어떤 것이, ”진짜“인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작품이다.
”진짜(The Real Thing)”
- 저자 : 헨리 제임스(Henry James)
- 출간일 : 1892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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