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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정 “검은 활 : 바람, 숲 그리고 선택”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다보면, 순수 소설 작품을 접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교육 목적으로 자연스럽게 순수 문학 작품을 접하게 되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순수 문학 작품을 접하는 것은 시간관계상 쉽지 않은 편이다. 어느 순간부터 소설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사치”처럼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연한 계기로 소설 책을 접해보게 된다. “검은활”이라는 제목의 소설로, 우리나라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다.

”역사를 기반으로 한 소설, 검은 활“

고구려, 동예, 옥저 등의 다양한 국가가 존재했던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로 일종의 역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책에서는 실제로 역사에 등장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닌, 배경만 가지고 왔을 뿐, “작가의 상상력”에 기반한 “허구적인 인물과 장소“가 들어간 순수 소설 작품이다.

”활에 관한 스토리로 이어지는 소설“

검은활이라는 제목답게 소설은 ”활“이라는 소재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단순히 활에 대해서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는 우리나라의 역사에 기반해서 흘러가는 대하소설의 느낌을 갖고 있기도 하다.

고구려가 서안평을 공격해서 잠시동안 점거하기도 하고 위나라의 공격을 받고 고구려가 위기에 처하는 장면 등의 우리나라의 실제 역사가 어느 정도 소설 속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소설”이기에 소설적인 호구적인 상상력을 통해서 이야기가 주로 전개되는 편으로 마치 “판타지 소설”에 가까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풀릴 듯이 풀리지 않는 결말”

어느 정도의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한 내용과 작가의 허구적인 상상력이 융합이 되어서, 작품은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무언가 일이 계속해서 이어지며, 해결이 될 듯 말 듯 한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속도감 있는 진행, 박진감 넘치는 상황 등은 작품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야기가 끝날 듯 끝나지 않아 찝찝한 느낌이 남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작품 속의 인물들이 어떻게 해결할까 기대하고 있을 무렵, 그런 내용이 없이 작품이 끝나버리는 모습에서 허무함이 몰려오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는 마치 토마스 핀천의 “제49호 품목의 경매(Crying of Lot 49)”과도 유사한 결말이다.

이렇게 애매하게 끝나는 열린 결말을 작가가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작품 속의 인물들이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까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는데, 아무런 해결이 없이 이야기가 끝나는 것만큼 허무한 것은 없을 것이기 떄문이다. 그렇다고 뜬금없이 절대자가 나타나서 모든 사건을 해결해버리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식의 결말도 바람직스럽지는 않다.

결국, 작가가 작품 속에서 등장시킨 사건을 최대한 긴박감을 유지하면서 독자가 납득이 될 수 있을 정도로 해결을 하는 것이 소설의 중요한 요소로 꼽을 수 있을 것인데, 이 책에서는 그 부분 조금 아쉽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에게 소설적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힘이다.

“검은활 : 바람, 숲 그리고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