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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영 ”찌아찌아 마을의 한글 학교“

1443년 조선의 세종대왕에 의해서 창제된 한글 덕에 우리는 많은 이로움을 누리고 있다. 더 이상 한자를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살고 있으며, 마치 수백년 이후에 디지털 시대가 올 것을 예상이나 했던 것처럼 “표음문자“에 과학적인 원리를 적용하여, 누구나 쉽게 한글을 익히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한중일 타자 속도를 비교하면, 한글을 이용하는 우리나라의 타자 속도가 몇배는 더 빠르고 정확한 편이다. 중국어를 키보드로 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어를 키보드로 치는 것에 비해서 한글을 쓰는 것은 3배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

”한글 : 문자가 없는 민족에게 보금하기도 하는 문자”

한글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자 체계이나, 한글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은 “K-콘텐츠”가 세계를 누비고 있어, 자연스럽게 세계인들은 한글을 접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접하는 한글을 넘어서, 글자가 없는 민족에게 “문자”를 보급하기 위해서 한글을 보급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경우가 바로 “찌아찌아”족에 전파된 한글인데, 찌아찌아 마을에 한글을 전파하러 간 첫 번째 한국인 교사, 정덕영 씨는 이러한 경험을 담아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정덕영 : 찌아찌아 마을의 한글 학교”

책에서는 정덕영 씨가 찌아찌아 족에 한글을 가르치러 가면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에 대해서 담아두고 있다.

특이하게도 정덕영 씨는 대학교에서 교육 분야를 전공하지 않았다. 무역을 전공하고 제약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2006년 KBS우리말 겨루기에 출연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돌연 직장을 그만두고 결혼 이민자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후, 2009년 인도네시아 소수 민족 찌아찌아족 한글 교사로 선정되며, 찌아찌아족의 한글 교사로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해외의 민족에게 “한글”을 수출하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쓰는 문자를 수출하는 것이니, 다른 나라에서 알파벳을 들여와 문자로 채택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한글이 이러한 지위를 가지기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물론, 찌아찌아족 이후로 한글을 문자로 채택하는 경우가 연쇄적으로 발생하지 않아서 아쉽기는 하지만…

“아니오, 아니오라는 뜻의 찌아찌아”

찌아찌아족이라는 이름은 철저히 외국인의 관점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네덜란드인이 처음 찌아찌아족을 발견했을 때, 찌아찌아족이 한 말이 “찌아찌아”였기 때문에 “찌아찌아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찌아“는 “아니오”라는 의미로 부정을 의미하는 말이다. 네덜란드 군인이 이들에게 무언가를 물어보았는데, 이들이 겁을 먹고 ”아니오, 아니오“라고 대답한 것에서 부족의 이름이 유래했다.

책에서는 정덕영 씨의 한글교사로서의 생생한 경험이 묻어나 있다. 독특한 인도네시아 식의 인사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기도 하고, 시간이 나면 산책을 하면서 머리를 식혔던 산책길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단순히 글로만 풀어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실제 사진을 활용하여, 분위기를 전달한다.

”인도네시아의 독특한 인사법“

인도네시아에서는 오른손과 왼손의 일을 확실하게 구분해서 사용한다. 오른손은 좋은 것이나 음식을 먹는 행위에 사용하며, 왼손은 더러운 것을 하는 일에 사용한다. 왼손으로 쓰레기를 버린다든지, 용변을 보고 난 후, 뒤처리를 하는 등의 용도로 쓴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독특한 인사법도 소개한다. 인도네시아의 인사는 오른손으로 악수를 하고 잡은 손을 왼손 가슴에 댄다. 이는 당신을 영원히 내 가슴 속에 기억하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슈프링거 : 교사는 영혼을 조각하는 사람“

독일의 교육학자 슈프링거는 ”교사는 영혼을 조각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교육은 그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좋은 교사가 좋은 학생들을 만들어 내고 미래를 결정짓는다.

책을 통해서 정덕영 씨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겪어보며, 정덕영 씨의 열정을 느껴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를 떠나서 인도네시아의 소수 민족인 찌아찌아족에게 한글을 선물함과 동시에 발전적이고 희망찬 미래를 선물해준 그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을 가지고 누군가를 대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만큼 자신을 희생해야하기 떄문이다. 아마도, 찌아찌아족의 학생들 역시도 그의 ”열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제2의 한류붐이 일고 있는 요즘 ”한글“이라는 과학적인 문자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보며 글을 마친다.

”찌아찌아 마을의 한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