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는 1800년대 활약한 독일의 철학자이다. 1788년 태어나서 1860년 사망했다. 그는 자신이 칸트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칸트의 사상을 올바르게 이어받았다고 확신했다. 또한, 당대의 인기 학자였던 헤겔, 피히테, 셀링 등을 칸트의 사상을 왜곡하여 사이비 이론을 펼친다고 하여 강력히 비난했다.
쇼펜하우어가 박사학위 논문으로 쓴 <충족이유율의 네 겹의 뿌리에 관하여>는 철학의 고전이 되었고, 20대의 젊은 나이 때부터 수년 간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쓰기 시작하여 1818년에 출간하였다. 대학강의에서 헤겔과 충돌한 후 대학교수들의 파벌을 경멸하여 아무런 단체에도 얽매이지 않고 대학교 밖에서 줄곧 독자 연구 활동을 지속하였다. 이후 자신의 철학이 자연과학의 증명과도 맞닿아 있음을 <자연에서의 의지에 관하여>라는 책에서 주장했다. 그 뒤에 윤리학에 대한 두 논문을 묶어 출판하였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가 출판된 지 26년이 지난 1844년에 개정판을 출간하였다. 이후 <소품과 부록>라는 인생 전반에 관한 수필이 담긴 책을 출간했고 이 책은 쇼펜하우어를 유명 인사로 만들었다.
쇼펜하우어의 서적들은 주장이 굉장히 명쾌하다. 동시대 인기 철학자인 헤겔과 비교했을 때 헤겔은 현학적인 문장으로 읽는 사람을 난해하게 하는 반면 쇼펜하우어의 문장은 명료하고 지시성이 있다. 그의 저서에서 언어철학적 입장이 잘 드러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쇼펜하우어의 이기는 대화법”
쇼펜하우어의 “이기는 대화법”이라는 책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서적이다. 이는 그가 1864년에 출간한 ”논쟁적 토론술(Eristische Dialektik)”이라는 책에서 38가지 토론 법칙을 뽑아내서 정리한 내용이다.
결국, 이는 토론 혹은 논쟁에서 적용할 수 있는 법칙을 중심으로 정리해둔 서적이다.
”토론에서 이기는 방법을 정리하고 있는 책“
”논쟁적 토론술“은 쇼팬하우어가 사망한 뒤 원고의 일부를 엮어서 만든 책으로 ”토론술“을 위해서 쓴 책이다. 책의 내용을 보면, 토론술로 쓰여 있지만, 내용은 논리적 오류로 점철되어 있고, 심지어는 인신공격을 가하는 것도 토론의 한 방법이라는 내용으로 소개되어 있다.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점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쇼펜하우어는 책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항상 옳다고 주장하는 속성을 천성적으로 타고났다.“라는 견해를 보인다고 밝힌다. 그렇기에 그는 이러한 반칙이 토론에서 자주 사용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토론에서 자신이 논리적으로 옳은 주장을 할 때조차, 상대방이 이런 수단을 쓰는 경우를 대비해 이러한 것들을 정리하고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쇼펜하우어는 “논쟁에서는 대개의 경우 진실이 어느 쪽에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을 하며, 이 때문에 토론에서 객관적인 진리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토론술은 논리학과는 별개로 취급되어야 함을 주장하며, “나는 토론술을 서술함에 있어서 보편적인 진리 자체가 아니라 명백히 단지 논쟁에서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견지하는 법을 최종 목적으로 삼을 것이다.”라며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토론술에 대한 입장을 명백히 밝힌다. 그리고 이러한 토론술을 잘 연구해서 토론술을 잘 활용하고 상대방이 토론술을 사용할 때 그것을 물리칠 때도 활용해야 한다며, 토론술을 긍정적으로 보는 자신의 입장도 밝힌다.
”쇼펜하우어가 내세운 38가지 토론 방법“
- 확대해석하라
- 동음동형이의어를 사용하라
- 상대방의 구체적인 주장을 절대화하고 보편화하라
- 당신의 결론을 상대방이 미리 예측하지 못하게 하라
- 거짓된 전제들을 사용하라
- 은폐된 순환 논증을 사용하라
- 질문 공세를 통해 상대방의 항복을 얻어 내라
- 상대방을 화나게 만들어라
- 상대에게 중구난방식의 질문을 던져라
- 역발상으로 상대방의 의표를 찔러라
- 낱낱이 사실들에 대한 상대방의 시인을 보편적인 진리에 대한 시인으로 간주하라
- 자신의 주장을 펴는 데 유리한 비유를 재빨리 선택하라
- 상반되는 두 가지 명제를 동시에 제시하여 상대방을 궁지로 몰아라
- 뻔뻔스런 태도를 취하라
- 안개 작전을 사용하라
- 상대의 견해를 역이용하라
- 미묘한 차이를 이용하여 방어하라
- 논쟁의 진행을 방해하고 논의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라
- 논쟁의 사안을 일반화하여 그 부분을 공격하라
- 서둘러 결론을 이끌어 내라
- 상대방의 궤변에는 궤변으로 맞서라
- 상대가 억지를 쓴다고 큰소리로 외쳐라
- 말싸움을 걸어 상대로 하여금 무리한 말을 하게 하라
- 거짓 추론과 왜곡을 통해 억지 결론을 끌어내라
- 반증 사례를 찾아서 단칼에 끝내라
- 상대방의 논거를 뒤집어라
- 상대가 화를 내면 바로 거기에 약점이 있는 것이다
- 상대방이 아니라 청중을 설득하라
- 상대방에게 질 것 같으면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려라
- 이성이 아닌 권위에 호소하라
- 당신의 말은 형편없는 내 이해력을 넘어서는군요
- 상대방의 주장을 증오의 범주 속에 넣어라
- 그것은 이론상으로는 옳지만 실제로는 거짓이다
- 한번 걸려들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라
- 동기를 통해 상대방의 의지에 호소하라
- 의미 없는 말들을 폭포수처럼 쏟아 내라
- 상대가 스스로 불리한 증거를 대면 그쪽을 공격하라
- 상대가 너무나 우월하면 인신공격을 감행하라
실제로 위에서 소개되어 있는 내용을 보면, 인신공격을 한다든지, 의미없는 말들을 폭포수처럼 쏟아내라든지 하는 등의 이상한 전략도 소개되어 있다. 결국,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방법은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이 아닌, “토론” 혹은 “말싸움”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 접하는 실제 토론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위의 전략이 이해가 되기도 할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펼쳐지는 대통령 후보자들 간의 토론이나,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행해지는 연설 등을 살펴보면, 위와 같은 내용이 의외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모두 현인들과 성인들로 가득하다면, 논리적인 토론만 볼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세상은 여러 종류의 다양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곳이기에 위에서 쇼펜하우어가 설명해두었듯이, 한편으로는 비열하다고 보일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 내가 사용하지 않다라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알아두는 것은 필요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토피카” : 논쟁에 관하여…“
책의 후반부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토피카“에서 논쟁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는 내용이 있기도 하다. 이 글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쳐보도록 한다.
- ”아무 하고 닥치는 대로 논쟁을 벌이지 말고, 내가 잘 아는 사람으로서 결코 터무니없는 소리는 하지 않을 사람, 어쩌다 불합리한 소리를 내뱉고 스스로 창피하게 여길 만큼 충분히 분별력 있는 사람들과 논쟁을 벌여야 한다. 또한, 권위적인 말로 이기려 하지 않고, 근거를 갖춰 토론하며, 내가 제시하는 합리적인 근거에 귀를 기울이고, 거기에 동의할 만큼 분별력을 지닌 사람들과 논쟁을 벌여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리를 높이 평가하며, 비록 상대방의 입에서 나온 것일지라도 정당한 근거라면 기꺼운 마음으로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 또 진실이 상대방 쪽에 있다면 자신의 의견이 부당함을 인정할 줄도 아는 사람과 논쟁을 하라.”
“이기는 대화법 : 논쟁적 토론술”
- 저자 : 쇼펜하우어
- 출간일 : 2016년 06월 10일
- ISBN13 : 9791186137260
- 예스24 : http://app.ac/pj6Rtw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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