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의 대한민국에는 “인문학” 열풍이 불었던 시기이다. 이지성 작가의 ”리딩으로 리드하라“,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Justice)” 등의 다양한 인문학 관련 서적이 줄을 이어서 나오고 있던 시대였다.
제조업 위주로 성장을 해온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었고, 이 과정에서 한동안 신경쓰지 않았던 ”인문학“에 집중하자는 사회적인 분위기, 그리고 정의가 부재한 사회 속에서 ”마이클 센댈“ 교수의 ”정의(Justice)”라는 강의가 EBS를 타고 전국에 전파되고 있었던 시기였다.
“박웅현 & 강창래,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과 분위기 속에서 “광고” 관련 서적인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라는 제목의 책 역시도 출간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는 “인문학”이라는 제목을 붙이면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되는 시대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박웅현 광고 크리에이터가 “인문학”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기본적으로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크리에이터였고, 떄마침 시대가 인문학에 집중하던 시대이다보니, 이러한 시대적인 분위기와 흐름 속에서 선정된 타이틀이 아닐까 싶다.
“박웅현 크리에이터의 광고에 대한 생각 등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책”
책은 강창래 씨가 박웅현 씨를 인터뷰한 것을 기반으로 쓰였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눈 앞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선, 책에서는 광고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박웅현 씨가 생각하는 좋은 광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좋은 광고란 무엇일까?”
광고는 한 기업이 그 시대와 사회를 어떻게 인식하니는지를 보여준다는 그의 생각과, 좋은 광고는 마치 좋은 시와 같다고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광고 역시도 결국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하나의 형태이며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문학의 의미를 조금 더 넓은 범위로 넓혀본다면, 광고 역시도 하나의 문학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결국 좋은 광고를 이끌어 내려면, 좋은 문학 작품을 많이 접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좋은 글을 많이 접하는 것이 좋듯이, 광고 역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창의력과 인문학의 상관관계”
광고는 일종의 “창작” 활동이다. 그렇기에 상당한 수준의 ”창의력“이 요구된다. 덕분에 책에서는 창의력을 주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책에서 창의력이란 결국 ”본질“을 궤뚫는 시각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즉, 통찰력과 창의력을 같은 것으로 보며, 직관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러한 창의력을 얻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보는 것 역시도 중요하다고 박웅현 씨와 강창래 씨가 똑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 인문학의 핵심은 끊임없는 사고와 고찰에 기반한다고 할 수 있다. 작가가 왜 이렇게 글을 쓴 것인지, 무슨 의도로 이러한 글을 쓴 것인지 본질에 대해서 성찰을 해보는 것이 결국은 인문학의 핵심이다.
”왜“라는 질문에서 인문학은 시작된다. 질문에 질문을 거듭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본질에 다가가는 사고를 할 수 있기에 인문학과 창의력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창의력을 얻는 통로는 인문학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당연해 보이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들여다보고 생각해보는 과정에서도 창의력을 얻을 수 있다. 대상과 현상에 대해서 끊임없이 관찰하고, ”왜“라는 질문으로 사색해보는 것에서도 ”창의력“은 길러질 수 있을 것이다.
”광고에 대해서 왜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사실, 이 책을 접해보기 전까지는 인문학과 창의력, 그리고 광고를 하나로 연결해볼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가장 대중적인 매체인 TV 조차도 보지 않고 수년간 살아오다보니 자연스럽게 ”광고“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고도 할 수 있기도 하다. 실제로 책에서 소개된 광고를 하나도 본 적이 없기도 하다.
책을 접하고 보니, 광고 역시도 하나의 인문학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꼭 순수문학 작품에 관한 글으 쓰는 것만이 인문학이 아니라, 인문학에 기반을 둔 다양한 광고 문구, 이미지, 영상 등을 만들어 내는 것도 하나의 인문학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광고는 맥락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좋은 광고는 ”맥락”이다라는 말 역시도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음에 와 닿는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고 현재 상황에 맞는 적절한 광고 문구를 등장시키는 것이 진정한 좋은 광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맥락을 파악하려면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의 매커니즘을 파악해야 한다. 무엇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어떤 문화에서 이러한 것들이 생겨나는지 등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다.
광고는 짧고도 강렬해야 한다. 대부분의 광고는 15초 이내의 시간에 짧은 메시지로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각인시킨다. 결국, 대중들의 공감을 얻으려면 “통찰”에 기반한 문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통찰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결국 인문학의 힘일 것이다.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광고들”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책에서 소개되었던 다양한 광고들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에서는 박웅현 씨가 참여한 다양한 광고가 소개되어 있는데, 그 일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며 글을 마친다.
- 현대생활백서
- 네이버 광고 (자막만으로 만든 최초의 광고)
- 다음 UCC 광고
- 빈폴 광고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 삼성일류캠페인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
- KTF적인 생각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에는 도전한다.)
- 풀무원 (유전자 변형 콩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 e편한세상 (진심이 짓는다)
- 맥심 (훔치고 싶은 거품, 맥심 카푸치노)
- SK브로드밴드 (See the unseen)
- Think different (Think – IBM, Think different – Mac)
- …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 저자 : 박웅현 & 강창래
- 출간일 : 2009년 8월 27일
- ISBN13 : 9788992525633
- 예스24 : http://app.ac/XErnXm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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