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재미”를 추구한다. 재미있는 영화, 작품, 놀이 등을 즐기며, 재미있는 사람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따르기도 한다. 이성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코미디언 남성이 미인을 차지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미“를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우리가 언제 재미를 느끼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게임 개발 분야의 권위자, 라프 코스터“
다행히 누군가가 이렇게 ”재미”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두었다. 바로 “라프 코스터(Raph Koster)”라는 작가이다. 그는 소니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임원으로 재직한 인물로, 게임 분야에 주로 몸을 담았다.
울티마 시리즈르 개발한 ”리처드 게리엇“, 문명 시리즈의 “시드 마이어”,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를 개발한 “빌 로퍼”, 둠, 퀘이크를 개발한 “존 카멕”과 같은 유명 개발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물이지만, 그도 게임 분야에서 상당한 권위를 갖는 개발자 중의 한명으로 손꼽힌다.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
그는 ”재미 이론“이라는 제목의 서적에서 ”재미“에 대한 내용을 분석하는 내용을 작성했다. 게임 개발을 하면서 느낀 점, 그리고 그에 대한 여러 학문적 지식 등을 활용해서 ”재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언제 ”재미“를 느끼는지 등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정설로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책에서는 ”재미“라는 요소를 이론화해서 쓰고 있기도 하다. 재미라는 요소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그가 제시하는 문맥 속에서 ”재미“가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우선 재미에 대해서 소개하며, 재미와 관련된 뇌의 작용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재미와 관련된 뇌의 작용“
재미라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 “뇌의 작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뇌는 패턴의 수용체로써 개념을 찾아 먹어치우는 “팩맨”과도 같다. 게임은 유난히 맛보기 좋은 패턴에 불과한데, 계속되는 뇌의 특성으로는 “뇌는 관계없는 것을 잘라내는 경향을 가지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인지하고, 우리가 실제의 세계를 보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결국, 뇌는 사물을 의미 덩이(Chunk)로 묶는 특성을 보인다.
소음의 경우에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패턴의 연속이다. 모든 것에는 패턴이 있지만, 패턴을 찾지 못할 때 우리는 좌절감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가 한번 패턴을 인식하면, 이 패턴을 다시 경험하는 데서 기쁨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한번 패턴을 인식하는 것을 “궤다(Grok)”라는 것과 유사하다. 이것은 우리가 “근육 기억”이라고 하는 것과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
인지를 주제로 하는 책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3가지 수준에서 기능하며, 3가지 기능은 아래와 같다.
- 의식적인 사고 : 논리적이며, 기본적인 정신 작용에 관한 것. IQ가 높은 사람도 꽤 느린 편으로, IQ 테스트에 측정하는 부분
-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것을 연결하는 사고 : 속도가 상당히 느리며, 통합적, 연관적, 직관적인 특성을 가진다.
- 근육 기억 : 실제로는 사고라고 할 수 없는 부분, 손가락이 불에 닿으면 뇌가 생각을 하기 전에도 손가락을 빼는 행동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부분
“게임이란 무엇인가?”
재미는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 우리가 게임을 하는 이유는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게임과 재미”는 떼어놓기 힘든 요소이다.
저자는 게임을 “우리가 풀어야 할 퍼즐”이라고 말한다. 뇌는 우리가 자동차 운전을 배우는 것이나, 만돌린을 켜거나 구구단을 외우는 것과 같이 동일한 순서로 처리한다고 한다.
이러한 개념에서 연결해서 본다면, 게임은 매우 근본적이며 효과적인 학습 도구이기도 하다. 게임은 인식에 관한 것이며, 패턴을 분석하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기때문이다.
“재미란 무엇일까?”
다시 ”재미“라는 개념으로 돌아와본다. 재미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Fun”의 어원에 대해서 소개한다. ”Fun”은 중세 영어의 “Fonne”에서 나왔거나, 즐거움을 뜻하는 게일어의 ”Fonn”에서 찾을 수 있다. 둘 중 어느 것이든 간에, “게임”은 “기쁨의 원천”을 의미한다.
재미를 보다 과학적으로 풀어본다면, “재미”는 체내에서 엔도르핀이 생성되며 뇌가 기분 좋게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엔도르핀이 생성되는 순간의 대표적인 예로는 어떤 것을 배우거나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 ”승리의 순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게임의 재미는 숙달에서 오고, 숙달은 이해에서 온다. 그러므로 게임을 재미있게 한다는 것은 퍼즐을 푸는 행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재미의 반대 개념, 지루함이란 무엇일까?“
재미와 정반대의 개념에 있는 것을 꼽자면, ”지루함“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게임을 통해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을 때, 지루함을 느낀다고 저자는 말한다.
게임이 너무 시시하거나 게임이 제공하는 과제 수준이 자신의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부족한 경우, 혹은 플레이어가 패턴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난이도가 너무 높은 경우), 혹은 패턴의 변형을 보여주는 속도가 너무 느린 경우(난이도가 너무 낮은 경우)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결국, 좋은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그만두기 전에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가르치는 게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게임은 무엇인가?“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이 될 수 있다. 저자는 ”게임“은 동시에 선생님이기도 하고, 학습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도 말한다.
”사람들마다 재미를 느끼는 요소가 다르다.“
재미의 본질은 ”압박이나 압력이 없는 상태에서 학습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세상은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사람들마다 재미를 느끼는 분야와 요소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하워드 가드너“의 7가지 지능 분류를 소개한다.
”하워드 가드너의 7가지 종류의 지능”
- 언어적
- 논리, 수학적
- 신체, 운동적
- 공간적
- 음악적
- 대인 관계
- 자기 이해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지능 종류가 다르다. 재능이 서로 다른 사람들은 서로 다른 종류의 게임에 흥미를 느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저자는 “비디오 게임”을 통해서 “부족한 능력“을 보충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영국의 연구강니 ”사이먼 바론-코헬“은 뇌를 ”조직가형“과 ”감정이입형“으로 분류했다. 이는 주로 성별에 따라서 차이를 보이는데, 이러한 차이점 역시도 학습 스타일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남성의 경우, 경험 위주의 학습법을 선보이고, 여성의 경우, 모방 위주의 학습법을 그대로 추구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들을 한 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은 없고, 그것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
”성공적인 게임이 가지는 요소는 무엇일까?“
저자가 게임 개발 분야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에 자연스럽게 ”게임“에 대한 내용으로 흘러간다. 저자는 ”성공적인 게임이 가지는 요소“에 대해서도 풀어내고 있는데, 아래와 같은 질문을 활용하면, ”보다 더 나은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준비 : 도전과제에 맞붙기 전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성공확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선택권에 대한 구상
- 공간감 : 게임의 지형, 플레이어 사이의 관계에 대한 구상
- 정연한 핵심 구조 : 일련의 규칙에 대한 구성
- 일련의 도전 : 도전과제, 퀘스트 등에 대한 구성
- 대결을 위해 필요한 능력 : 다양한 무기, 전술 등에 대한 구성
- 능력을 사용하기 위한 기술
위의 질문사항에 단 하나라도 ”NO”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 위의 질문에서 모두 “YES”를 얻었다면, 아래의 질문들을 생각해볼 차례이다.
- 도전하기 위해서 미리 준비해야만 하는가?
- 다양한 방법으로 도전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렇게 해도 성공할 수 있는가?
- 도전이 발생하는 환경이 도전에 영향을 주는가?
- 주어지는 도전에 대한 명확한 규칙이 정의되어 있는가?
- 그 일련의 규칙이 다양한 유형의 도전을 만들어내는가?
-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여러 가지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가?
- 난이도가 높아졌을 때, 플레이어는 도전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가지 능력을 사용해야 하는가?
- 능력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기술이 필요한가?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면 체커 게임에서 말을 움직이는 것과 같이 기본적인 수가 그 게임에 있는가?)
- 도전을 극복하기까지 여러 가지의 성공 단계가 있는가? (단 한 번의 성공으로 게임이 끝나서는 곤란하다.)
- 고급 플레이어들이 쉬운 도전에서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어 있는가?
- 도전에서 실패한 경우 플레이어가 최소한 다시 시도해 보도록 만드는가?
“재미와 게임에 대한 고찰”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은 결국, “재미”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해서, “게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책이다.
좋은 게임은 결국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주장에 따르면, ”좋은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무언가를 학습시켜주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와 게임에 대한 두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담고 있는 서적으로 게임 개발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찾아보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재미 이론”
- 저자 : 라프 코스터 (Raph Koster)
- 출간일 : 2017년 3월 25일
- ISBN13 : 9791160501315
- 예스24 : http://app.ac/5EruA9S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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