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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뮤어(John Muir) “나의 첫 여름”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에 성균관대 영문학과에서 들었던 ”생태문학의 이해“라는 수업을 통해서 다양한 작가의 책들을 접해볼 수 있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작가들의 책을 모두 원서로 접해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마지막 학기에 수업을 따라가면서도, 취업 준비도 같이 진행해야 했기에 시간 관계상 어쩔 수 없이 번역본을 자주 보게 되었다. 이러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최대한 많은 작품을 접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미국을 대표하는 자연주의자, 존 뮤어“

존 뮤어(John Muir)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Henry David Thoreau)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자연주의자이자, 20세기 환경 보전 운동의 선구자로 손꼽힌다. 또한 여기에 300여편의 논문과 기고문, 10여권의 저술을 남긴 대작가이다.

그는 특히, 요세미티를 비롯하여, 세퀘이아, 그랜드 캐니언 등의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이러한 그의 업적으로 인해서 미국에서는 ”국립공원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도 한다.

”요세미티에서의 생활을 담은 책, 나의 첫 여름”

책의 내용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쓴 “월든”과 상당히 유사한 편이다. 작가인 존 뮤어에게 어느 날, 양떼의 주인인 딜레이니 씨가 양떼를 몰고 요세미티 산맥으로 같이 떠나자고 제안을 한다. 존 뮤어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양떼를 이끈 사람들과 함꼐 이동하며 다니며, 6월 3일부터 9월 22일까지 하루하루 일기를 쓰며, 책으로 편찬한 책이 바로 이것이다.

한글 번역본으로는 27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인데, 주로 자연 경관에 대해서 묘사를 하고, 자연경관에 감탄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별한 사건이 있는 스토리라기보다는 ”자연을 묘사하고 예찬“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기에, 흥미진진한 내용의 책은 아니다.

특별하게 긴박하게 진행되는 스토리가 없기에 가끔씩을 책을 읽으며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책이 주는 장점도 있다. 긴박감은 없지만, 책에서 묘사된 내용을 보며, 마치 내 눈으로 자연 경관을 직접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작가가 묘사한 내용을 보고 내 머릿 속에서 새롭게 상상을 하는 것이니, 작가가 본 것과 독자가 상상하는 것에서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존 뮤어라는 작가가 본 1869년의 요세미티 산맥을 독자는 절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흘러간 과거를 볼 수 없기에 우리는 상상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작가가 그려내는 멋진 대자연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은 가능하다.

굵직한 이야기 외에 자잘한 이야기는 많이 없는 편이다. 처음부터 책은 “요세미티”에서의 하루하루의 일상을 담은 수필 형식의 글이기에 전반적으로 느슨한 형태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긴박감을 주는 장면이 있기도 하다.

작가인 존 뮤어가 직감적으로 자신의 오랜 친구가 주변에 도착했다고 알아채고, 친구를 찾으러 가는 장면이었다. 과연 그의 직감이 맞았던 것일지, 맞다면 어떻게 다음 스토리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책장을 넘겼던 몇 안되는 부분이다.

“성균관대학교 김원중 교수님의 글”

책 마지막 부분에서는 ”생태문학의 이해“라는 과목의 수업을 진행하셨던 ”김원중 교수님“의 글이 나오기도 한다. 교수님이 바로 이 책의 옮긴이로 참여했기 때문인데, 교수님은 이영현 님과 같이 번역을 했다고 한다.

책의 번역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일부러 미국 요세미티까지 다녀왔다는 내용의 글 역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교수님이 감상한 “요세미티”는 “존 뮤어”가 감상한 요세미티와 100년 정도의 시간 차이가 있을 것이지만, 원작자의 감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직접 장소를 방문한 다음에 작품의 번역을 했다는 것이 이것이 ”프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요즘에 접해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아닌, 잔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수필로 구성된 책으로, 상대적으로 이야기 흐름은 느리고, 지루할 수 있고, 어쩌면 특별히 인상적인 스토리가 없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책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서, 자연을 감상하며, 그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나의 첫 여름(My First Summer in the Sierra)”

  • 저자 : 존 뮤어(John Muir)
  • 발행일 : 2008년 4월 21일
  • ISBN13 : 9788983715388
  • 예스24 : http://app.ac/qj6wEra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