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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왕의 궁궐 “창경궁”

창경궁은 서울에 있는 조선의 5대 궁궐 중의 한 곳으로 꼽히는 궁궐이다. 조선의 5대 궁궐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이다.

다른 궁궐들은 왕이 정사를 보기 위해서 만든 궁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창경궁은 그 건립 목적에서 차이가 있는 궁궐이다.

“상왕, 태종을 모시기 위해서 지은 궁궐, 창경궁“

창경궁은 1418년 세종이 즉위하면서 상왕인 태종을 모시기 위해서 지은 ”수강궁(壽康宮), 태종이 세종에게 선위한 뒤 거처한 궁)”이 있던 곳이다. 성종 15년인 1484년에 대왕대비인 세조의 비 정희왕후 윤씨, 성종의 생모 소혜왕후 한씨, 예종의 계비 안순왕후 한씨를 모시기 위하여 수강궁을 확장하여 세운 별궁이 바로 창경궁이다.

성종 때에는 정전인 명정전(明政殿), 편전인 문정전(文政殿), 침전인 수녕전(壽寧殿), 그리고 환경전(歡慶殿), 경춘전(景春殿), 인양전(仁陽殿), 통명전(通明殿), 양화당(養和堂), 여휘당(麗暉堂), 사성각(思誠閣) 등이 건립되었으며 궁의 둘레는 4325척이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의 방화로 소실된 창경궁”

창경궁은 임진왜란 때 왜군의 방화로 모두 소실되었다. 광해군 7년(1615년) 4월에 주요 건물들을 재건하기 시작하여 이듬해 11월에 마무리되었다. 광해군 때 중건된 이후에는 창덕궁의 부속 궁궐로 활용되었으므로 창덕궁과 더불어 동궐로 불렸다. 창경궁 재건보다 7년 앞서 창덕궁이 먼저 재건되어 법궁이 됨에 따라 창경궁은 조선 전기에는 그다지 활용되지 않았으나, 창덕궁과 인접한 관계로 조선 왕조 역사의 중요한 무대로 활용되는 기회가 많아졌다. 창경궁은 잦은 화재로 건물이 소실되었다가 재건되기를 반복하였는데, 인조 때와 순조 때에 큰 화재가 일어났다. 이처럼 창경궁에는 화재로 건물의 변화가 생기고 여러 사건도 일어났다.

“일제 강점기에도 훼손된 창경궁”

창경궁은 순종이 즉위하고 나서 급속히 변형되기 시작하여 일제 강점기에 결정적으로 훼손되었다. 1909년 일본 제국이 대한제국 순종 황제의 마음을 달랜다는 이유로 강제로 창경궁 내부 궁문, 담장, 많은 전각들을 훼손하고 궁 안에 일본식 건물을 세우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어 유원지로 조성하였다.

권농장 자리에는 연못을 파서 춘당지라 불렀으며, 연못가에 정자를 짓고 궁원을 일본식으로 바꾸었다. 그 뒤쪽에는 식물관을 짓고, 동쪽에는 배양당을 지었으며, 통명전 뒤 언덕에는 일본식 건물을 세워 박물관 본관으로 삼았다. 또한 일제는 남아있는 건물들도 개조하여 박물관의 진열실로 만들었다. 1911년에는 자경전터에 2층 규모의 박물관을 세우고 창경궁의 명칭을 ‘창경원’으로 바꾸어 격하하였으며, 1915년에는 문정전 남서쪽 언덕 위에 장서각을 건립하였고, 1922년에는 벚꽃을 수천 그루 심어 벚꽃숲을 만드는가 하면 1924년부터 밤 벚꽃놀이를 열었다.

일제침략기에 일본인들에 의하여 창경원으로 전략하면서 대부분의 건물이 철거, 훼손되었다. 또한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가르는 도로는 1912년 일제가 계획하였으나, 종묘가 훼손될 것을 우려한 순종이 반대하여 건설이 미루어졌고, 순종이 세상을 떠나자 곧바로 공사가 강행되어 1932년에 도로가 났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의 발굴, 복원 공사로 명정전, 문정전 일곽만이 복구되었다.

창경궁은 해방 이후에도 계속 동·식물원으로 쓰이다가 1981년 대한민국 정부에서 창경궁 복원 계획이 결정되면서 원형을 되찾기 시작하였다. 1983년 12월 31일자로 공개 관람이 폐지되고 명칭도 창경원에서 다시 창경궁으로 회복되었으며 이듬해인 1984년 1월 수정궁의 철거를 시작으로 6월에는 동물 사육장을 폐쇄한 뒤 서울대공원으로 이관하였다.

1986년 8월까지 동물원과 식물원 관련 시설과 일본식 건물을 철거하고 없어졌던 명정전에서 명정문 사이 좌우 회랑과 문정전을 옛 모습대로 회복하여 1986년 8월 23일 일반에 공개하였다. 1992년에는 일본식 건물인 장서각이 철거되었다.

“창경궁의 춘당지”

창경궁에는 연못이 있는데, 일제 강점기 시절에 권농장 자리에 연못을 판 것이다. 연못을 파고 연못가에 정자를 짓고 궁원을 일본식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춘당지는 현재도 창경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창경궁의 대온실”

과거 창경원에 있던 동물원, 식물원, 놀이기구 등은 다른 곳으로 옮겨갔지만, 창경궁 한 쪽에서는 대온실을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창경궁의 끝자락에서 한국식 건축물이 아닌 서양식 건축물을 찾을 수 있는데, 다양한 온대 식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궁궐“

창경궁은 창덕궁과 붙어 있는 궁궐로 창경궁 역시도 창덕궁과 마찬가지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궁궐이다. 특히 정궁으로 쓰인 궁궐이 아니고, 애초부터 상왕을 위한 궁궐로 지어진 곳인 만큼, 경복궁이나 창덕궁에 비해서 다소 소박한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궁궐이다.

현재는 창경궁 정문 맞은편은 서울대학교 병원이 있고, 창경궁 북쪽으로는 성균관대학교와 맞닿아 있는 모습으로, 현대적인 건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조선의 궁궐이다.

입장료가 있기는 하나, 1,0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으로, 대학로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상왕의 궁궐, 창경궁“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와룡동 창경궁로 185
  • 전화번호 : 02-762-4868
  • 운영시간 : 9:00 – 17:30-18:30 (계절별로 마감 시간 상이, 운영시간 1시간 전까지 마지막 입장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