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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청춘을 위한 위로 “아프니까 청춘이다”

2010년대, 우리나라는 한동안 “힐링”이라는 콘셉트에 중독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청년들과 청춘들을 위로하고, 이미 나이가 든 성인들까지도 위로하는 “힐링” 문화가 한동안 대세로 자리잡았던 적이 있다. 물론, 이제는 냉혹한 현실로 인해서 단순히 “위로”만을 하는 힐링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을 같이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회 분위기가 잡혀가고 있는 편이지만, 당시에는 그랬다.

어쩌면, 이러한 ”힐링 문화“의 시발점이 된 책이 김난도 교수가 쓴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은 2010년 말에 출간되어 김난도 교수 특유의 다독이는 듯한 필체와 쉽게 읽히는 내용과 설명이 20대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2011년, 2012년 연속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이다.

김난도 교수가 이 책으로 인해서 인기를 얻인 이후인, 2010년대 중반부터 책에 대한 비판이 일기도 하고, 내용과 맥락에 대한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 책이 출간된 당시에는 그러한 분위기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힐링“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방황하는 청춘들을 위로하는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방황하는 청춘들을 위로하는 책”이다. 일이 바로바로 잘 풀리고 잘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 이러한 시간을 잘 견뎌내면 보다 더 단단해지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다.

필자 역시도 처음에는 이 책을 읽어보지 않으려고 했으나, 서점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책을 보게 되었고, 한동안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베스트셀러인데, 읽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접해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는 이러한 자기계발서와 같은 책은 잘 보지 않는 편인데, 자기계발서를 쓴 작가들의 대부분은 이미 ”승자“들이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었거니와 작가들은 이미 충분히 다 알려진 내용을 다시 모아서 정리한 책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자기계발서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자기계발서 역시도 그 나름의 가치를 충분히 갖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 역시도 그저그런 자기계발서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고 책을 펼쳤다. 하지만,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다소 다른 문체로 쓰여 있었고, ”성공“에 집중하기보다는 “실패”에 집중하고 있는 책이었기에 방향성이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인생 시계 : 인생을 24시간에 비유한다면…”

여러 자기계발 강의에서 쓰이는 ”인생시계“ 개념이 책에서 소개되어 있다. 이는 이제는 대부분의 자기계발을 위한 강연에서 흔히 들어볼 수 있는 비유가 되었다. 말 그대로, 인생을 24시간 시계에 비유한다면, 우리는 이제 고작 오전 8시, 혹은 늦더라도 오후 12시를 채 지나지 않았다는 말이다.

100세 인생이라고 한다면, 20-30대 청춘은 이제 고작 오전, 아직 점심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간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인생에 늦은 것은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말이다. 이러한 희망적인 내용을 책에 담아내면서, “힐링”, “위로” 콘셉트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교수와 학생과의 거리가 떨어져 있다.”

책에서는 또한, 요즘에는 교수와 학생 간의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다는 것을 김난도 교수가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교수와 학생간의 거리가 떨어져 있고, 이는 결국 좋지 않은 현상으로 다가온다는 것인데,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 역시도 책에 쓰여 있다.

책에서는 ”학생들이 먼저 교수님을 찾아가보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 보면, 교수님은 소수이고, 학생은 다수이다. 아무래도 다수인 학생이 소수인 교수님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교수님을 방문했다.”

2012년 책을 처음 접했을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책을 읽은 다음, 그 교수님의 조언대로 한 번 실천을 해보았다. 내가 다니던 학교가 서울대학교가 아니었기에 “김난도 교수님”의 사무실을 방문하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기에, 대신 내가 다니고 있던 성균관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학과장 교수님이었던 김유 교수님을 방문했다.

사실, 교수님들의 사무실을 살펴보면, 문지방이 있지도 않다. 하지만, 학생과 교수님이라는 신분의 격차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턱대고 찾아가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 “이 책에 보니까 학생들이 먼저 교수님들을 찾아가야 한다고 쓰여있더라구요.”
  • “그래? 무슨 책이지?”
  • 책을 내밀어 보이자, 책 제목을 확인한 교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 “그래, 한번 해보지, 자네 소개를 한번 해봐.”

그리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다. 이것저것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점, 학교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기타 궁금한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강신청의 어려움, 영어공부와 전공수업에 관한 힘겨운 점 등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실제로 교수님을 찾아뵙고 이야기를 나눌 생각은 평소에 잘 하지 못했는데, 책을 보고 나서 용기를 얻었던 것 같다.

”지금의 트렌드와는 다소 맞지 않을 수 있는 책“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은 현재의 트랜드와는 다소 맞지 않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화의 분위기가 2010년대처럼 더 이상 단순히 ”힐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아무리 위로를 받아도, 실질적인 해결책이 제시가 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을 돌아가는 소식을 들어보면, 온통 우울한 이야기뿐이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나고 있고, 고물가, 고금리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있는 소식을 매일 접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상황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더욱더 심각한 편이다.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인데, 여기에 저출산으로 인해서 성장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청년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결혼율과 출산율이 세계 최저치에 달한다.

여기에 고임금의 양질의 일자리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그나마 버텨주고 있는 대기업이 있지만, 세계적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앞으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 이상 청년들이 결혼을 하고, 안심하고 아이를 기를 수 있는 나라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실질적으로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 사회구조 및 사회문제를 개선하는 방향이 오히려 지금의 트랜드에 적합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때, 흔들리는 청춘에게 ”희망을 담은 위로” 한마디를 건넸던 책에는 찬사를 보낸다.

  • 아프니까 청춘이다.
  • 불안하니까 청춘이다.
  • 흔들리니까 청춘이다.
  • 외로우니까 청춘이다.
  • 두근거리니까 청춘이다.
  • 그러니까 청춘이다.
  • 시작하는 모든 존재는 늘 아프고 불안하다.
  • 하지만 기억하라, 그대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아프니까 청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