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는 현재 세종대학교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도쿄대학을 졸업하고, 우리나라 고려대학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까지 마쳤고, 2003년에는 대한민국에 귀화했다. 현재는 한일관계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관계에서 우리나라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자처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에 속하고, 호감도도 높은 편이다.
“호사카 유지 교수의, 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
한일 양국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교수님답게, 두 나라를 비교하면서 쓴 독특한 책을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조선 시대“의 선비와 “일본”의 사무라이를 비교한 책이 있는데, 어쩌면 전혀 달라보이는 이 두 가지를 한권의 책으로 엮어서 풀어내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일본인이었지만, 한국사람보다 더 한국사람 같은 호사카 유지 교수”
저자는 일본출신의 인물이지만, 이제는 한국사람보다 더 한국사람 같은 인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와 연예계에서 활약하는 재일 한국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알게 되면서 한일관계를 공부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서 서울로 거처를 옮기고,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석,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조선의 선비와 일본의 사무라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제목 그대로 “조선”의 지배계층으로 꼽을 수 있는 ”선비“와 일본의 지배계층으로 꼽을 수 있는 ”사무라이“를 비교, 대조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조선의 선비는 어떤 사람인가?“
우선 먼저, 선비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책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선비“에 대해서 조선의 학자 권근은 ”현달하면 벼슬에 나아가 도를 실천하고, 벼슬을 못하면 농사에 힘쓰는 것이 선비의 떳떳함이다.“라고 평했다. 율곡 이이 역시도, ”동호문답“에서 선비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 ”선비는 산림에 묻혀서 자신의 몸만 깨끗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벼슬을 하고 모든 사람들을 자신처럼 깨끗하게 만듦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야 한다. 즉 자신이 벼슬로 나가고 싶지만 세상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 때, 자신이 벼슬을 통해 이념구현을 할 수 없을 때, 또는 때를 만나지 못했을 때 부득이 산림에 묻혀 독선하는 것이다.”
“일본의 사무라이는 어떤 사람인가?”
이어서, 일본의 사무라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어낸다. 일본의 사무라이는 상류 무사에서 출발했다. 일본 최초의 무사는 “다이라노 마사카도”라는 헤이안 시대 중기의 무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무라이는 “무사도”라는 규율을 따르며, 이 규율은 “선비”가 따르는 규율과도 상당히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비와 다른 점이 있다면, “선비”는 “붓”을 들고 싸운다고 한다면, “사무라이”는 “칼”을 들고 싸운다는 것이 다르다.
하지만, 16세기, 임진왜란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무라이의 일반적인 사고방식은 “주군”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존재로 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일본에 성리학이 전파되었고, 이로 인해서 일본 사람들도 성리학에 영향을 받고 이에 심취하며, 자연스럽게 교화가 되었다.
이후, 사무라이의 사고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이 때부터 “무사”의 기본 가치관이 조선의 ”선비“와 유사하게 변화되었다.
”효를 강조한 조선의 선비 VS 충을 강조한 일본의 사무라이“
선비와 사무라이의 또다른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조선의 선비는 ”충“ 보다는 “효”를 더욱더 강조했다. 반면, 사무라이는 “효” 보다는 “충”을 보다 더 중요시했다.
“선비의 기원은?”
이전부터 선비라는 존재는 있어왔지만, 본격적으로 선비라는 존재가 부각된 시기는 고려시대 안향이 중국으로부터 ”성리학“을 들여오면서로 추측하고 있다. 성리학은 우주 만물의 근원을 이해하는 사상 중의 하나로, 철학에 가깝다.
”일본 무사의 기원은?”
일본의 경우, 무사는 다양하게 생겨났다. 첫 번째로는 농민들이 자신들의 재산과 토지를 지키기 위해서 무장하면서 생겼다고 소개한다. 헤이안 시대 후기(794-1191)에 이러한 사무라이들이 많이 출현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시도 농민 출신의 사무라이이다.
두 번째는 당시 일본의 도읍이었던 교토로 돌아가지 않고 임지에 남은 국사(지방관리)가 그대로 무사의 동량이 된 경우이다. 국사로 임명되어 각 지방에 내려가 관리 생활을 한 사람을 수령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수령 중에서 교토에서 신분이 별로 높지 않은 중류 귀족이나 왕족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이 교토로 돌아가지 않고, 사무라이가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황과 성혼, 일본 학풍의 원류가 되다.“
위에서 임진왜란으로 인해서 조선의 성리학이 일본에 전래되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임진왜란 이후에 조선의 선진 문물이 일본에 들여지게 되었는데, 성리학 여깃도 일본에 전파가 되었다.
이황의 “이기이원론”에 바탕을 둔 성리학이 일본 성리학 학풍의 원류가 되었다. 또한, 이황의 저서가 일본의 약탈에 의해서 일본에 전달이 되었는데, 일본 사람들이 그 책을 보고 감동을 받고, 교화가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한다.
임진왜란으로 인해서, 정작 우리는 고통을 겪었고, 약탈한 서적에 쓰인 내용에 감동을 받아서, 교화가 되다니, 세상사 참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류의 원조, 조선 통신사”
조선 후기 조선에서는 일본에 통신사를 파견했다. 이는 일본의 요청으로 보낸 것이다. 조선의 입장에서는 선진 문물을 일본에 전파하고, 일본의 입장에서는 조선과의 사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조선에서 파견된 통신사는 지금으로 치면, 일본에서 “한류 스타”와 같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어떻게 본다면, 요즘 유행하고 있는 “한류”의 원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통신사 일행을 따라다니며 자신이 지은 한시를 보여주기도 하고, 교정을 부탁하는 일본인이 있기도 했다고 하며, 한시를 한 수 읊어 달라고 요청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하는 이야기를 접해보니, 당시 통신사의 인기는 현재의 “한류 스타“와 유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조선은 과연 약한 나라에 불과했을까?“
단편적인 시각에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아보면, 안타까운 적이 많았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모습보다는 수동적이고, 다른 나라에 당하는 입장이 많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조선시대가 특히 그렇다. 임진왜란, 병자호란과 같은 큰 전란을 겪으면서 수모의 역사를 겪기도 햇다.
하지만,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조선이 단순히 ”약하기만 한“ 나라는 아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비록, 두 차례의 전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지금까지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관리들이 나라를 말아먹고, 백성들이 살려놓는 역사를 되풀이 한 나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됐던 우리나라는 지금까지도 독립국으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강한 것이 오래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이다.“라는 말에 빗대어 보면, 우리는 결코 약한 나라만은 아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성리학, 일종의 철학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성리학에 대한 생각 역시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역사를 공부할 때는 성리학에 대해서 고운 시선으로 보이지 않았다. 현실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철학적인 느낌이 들었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아가는 선비들이 갖는 고상한 취미 정도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점차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다. 조선과 같은 나라에서 성리학이라는 철학이 꽃피울 수 있었다는 것은 서양 철학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일본 역사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 책“
조선과 일본을 비교하는 내용의 서적이기에 ”일본 역사”에 대해서도 많이 소개하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역사뿐만 아니라, 일본의 역사까지도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진 상태에서 책을 접해본다면 더욱더 공감할 수 있고,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선의 선비와 일본의 사무라이를 비교한, 재미있으면서도 의미가 있는 책으로, 조선과 일본, 닮았지만, 서로 다른 두 나라에 대해서 보다 더 이해할 수 있는 식견을 넓혀주는 책이다.
“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
- 저자 : 호사카 유지
- 출간일 : 2007년 6월 22일
- ISBN13 : 9788934925774
- 예스24 링크 : http://app.ac/9j6DgTa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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