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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지하철과 “깨진 유리창 이론”

1980년대 뉴욕 지하철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무법천지였다. 뉴욕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연간 강력범죄는 15,000건에 달했고, 하루에 발생하는 무임승차 횟수는 25만 건이나 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1988년부터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강력범죄가 무려 75%나 하락했다. 이 극적인 변화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뉴욕 지하철의 범죄율 하락 원인”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뉴욕 지하철 당국은 사소한 것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소하지만 자주 발생하는 자잘한 범죄들을 집중 단속한 것이다. 무임승차와 같은 작은 무질서를 단속하고, 열차를 뒤덮고 있던 낙서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열차에 조그마한 낙서라도 발견되면, 다음날 열차를 운행하기 전까지 모든 낙서를 지웠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부분들에 철저히 집중한 결과, 뉴욕 지하철의 범죄율은 줄어들었고 사람들은 지하철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뉴욕 지하철이 사소한 것에 신경 쓴 이유는?”

뉴욕 지하철이 사소한 것에 집중한 이유는 “깨진 유리창 이론” 때문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했다간 나중엔 지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이론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Q. 윌슨(James Q. Wilson)과 조지 L. 켈링(George L. Kelling)이 1982년 3월 월간 아틀란틱에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s)’이라는 글에 처음으로 소개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에 대해 저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윌슨과 켈링은 그들의 아틀란틱 기고문에서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1969년 현장 연구를 소개한다. 필립 짐바르도는 두 대의 중고차를 구매하여, 한 대는 뉴욕주의 브롱스(서민 거주지)에, 다른 한 대는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스탠포드 대학 인근 지역(우리 식으로 강남)에 주차했다. 둘 다 보닛을 살짝 열어둔 채로 두었다(창문은 깨놓지 않았다). 브롱스에 놓아둔 차는 10분 만에 배터리와 라디에이터가 털렸고 24시간 이내에 거의 모든 것이 사라졌다. 한편 팰로앨토에 둔 차는 5일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연구자가 차를 치우려고 하자 주민들은 경찰에 신고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아틀란틱에서 이야기하기로는 팰로앨토에 두었던 아무 일도 없었던 차의 유리창을 연구자가 망치로 깨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지나가던 사람들이 함께 차를 부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 (Broken Window Theory)”

깨진 유리창 이론은 “깨진 창문을 그대로 방치하면 더 많은 범죄가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사소한 문제를 방치하면 사람들은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어, 더 많은 범죄가 발생하게 된다.

뉴욕 지하철의 정비사업은 이 이론을 증명하는 사례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교육방송 채널 EBS에서도 “인간의 두 얼굴”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실험을 선보인 바 있다.

“쓰레기봉투 실험”

서울의 한 도심가에서 시민들이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곳이 있었다. 이곳에 쓰레기봉투 하나를 슬쩍 던져두고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사람들이 쓰레기를 본 후 더 많은 쓰레기를 버리면서 이 장소는 점점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쓰레기 무단 투기 구역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하려면?”

쓰레기 무단 투기 장소를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구역”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은 화단을 설치했다. 화단이 설치되자 사람들은 이 구역이 누군가가 관리하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어,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다.

“창문이 깨지고 문이 열린 자동차 실험”

EBS에서는 또 다른 실험을 준비했다. 방치된 듯한 느낌을 주는 자동차를 골목에 세워두고 창문을 깨트린 후, 차 안에 카메라와 지갑을 놓아두었다. 방치된 차에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결국 한 사람이 차에 탑승하여 카메라와 지갑을 가지고 도망갔다.

“더 큰 일을 예방하려면 사소한 것부터 돌보자.”

사소한 무질서는 더 큰 무질서를 불러일으킨다. 사소한 문제를 방치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사소한 잘못된 부분들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